신한은행서 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 영입한 후 환골탈태
4시즌 리그 최하위 딛고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 들어올려
‘조마조마’했던 우리은행이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다. 지난 4시즌 동안 리그 최하위를 맴돌던 우리은행은 21일 청주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 경기에서 국민은행을 65-51로 꺾고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 경기를 남겨둔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24승 10패를 기록해 2위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1경기 반 차로 벌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6년 3월 겨울리그 정상에 오른 이후 7년 만이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했다. 환골탈태를 주도한 건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함께 이적한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 두 사람은 우리은행의 지난해 여름을 진한 땀과 눈물로 흠뻑 적시게 했다. 선수들은 전남 여수에서 강도 높은 산악 달리기, 108계단 오르기 등의 지옥 훈련을 견뎌 냈다. 우리은행의 최고참으로 주장을 맡고 있는 임영희는 “과거에 했던 운동은 운동이 아니었다고 느껴질 만큼 혹독했다”라고 회상했다. 칭찬에 인색한 위 감독도 우승이 확정된 이날만큼은 미안함과 고마움 뒤섞인 표정으로 “그동안 힘든 과정을 이겨 낸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흘렸던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2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을 꺾고 7승 2패로 6년 만에 중간 선두로 치고 나갔다. 2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지난 시즌 기록한 승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선두를 굳게 지켰고 돌풍은 6라운드까지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6라운드 첫 경기에서 2위 신한은행을 꺾고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그러나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만년 꼴찌 팀에겐 독이 됐다. 이후 7경기에서 2승 5패. 반면 7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신한은행은 6승 1패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을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우리은행이 이날 패배하고, 신한은행이 23일 KDB생명을 꺾으면 두 팀은 24일 우승컵을 놓고 최종전을 치러야 했다. 우승 경험이 풍부한 신한은행과의 최종전을 피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에 모든 걸 걸었다. 하지만 부담감은 이날도 우리은행을 괴롭혔다. 경기 초반 슛이 잇따라 림을 빗나가며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던 우리은행은 3쿼터부터 임영희(1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19일 팀으로 복귀한 티나 톰슨(27득점, 19리바운드)의 슛이 터지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15일 플레이오프 승리 팀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1위 팀은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지만 올 시즌부터 정규리그 우승 팀은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다. 이날 패배한 국민은행은 다음 달 2일 삼성생명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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