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김응룡(72) 한화 감독과 애제자 선동열(50) KIA 감독이 만났다. 선 감독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긴쵸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김 감독과 해후했다. 김 감독이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뒤 적장으로는 첫 만남이었다.
이날 선 감독은 김 감독을 반갑게 맞은 뒤 원정팀 감독실로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두 감독님은 차를 마시면서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 상대팀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선 감독은 김 감독과 만난 뒤 “감독님이라고 해야 하는데 자꾸 사장님이라는 말이 나왔다”며 웃었다.
김 감독과 선 감독은 각각 사령탑과 국보급 투수로 ‘해태왕조’를 이끌었던 거물들이다. 선 감독이 일본 주니치로 이적하면서 잠시 헤어졌지만, 2004년 삼성 감독과 수석코치로 재회했고, 2005년에는 김 감독이 선 감독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사장과 감독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3년 김 감독이 다시 한화로 오게 되면서 스승과 제자는 적장으로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선 감독은 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극찬했지만,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 지금은 “계급장 떼고 정정당당히 붙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첫 맞대결은 스승의 승리였다. 이날 한화는 투수들의 호투와 중심타자들의 집중력에 힘입어 3-2로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