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조동건 투톱 상대 장신벽에 고전 종료직전 곽광선 핸드볼 파울 위기 자초 플레이메이커 김두현도 칼날 패스 실종
아시아 정상을 꿈꾸는 수원 삼성의 출발은 아쉬웠다. 수원은 27일(한국시간) 호주 고스포드의 블루텅스타디움에서 열린 센트럴코스트(호주)와 2013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예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적지에서 승점 1을 챙긴 건 나쁘지 않았지만 숙제도 많이 남긴 한 판이었다.
○유일하게 빛난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 쇼
이날 빛을 발한 건 골키퍼 정성룡이 유일했다. 수원은 0-0으로 팽팽한 상황이 이어지던 후반 종료 직전 중앙 수비수 곽광선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하지만 수원에는 정성룡이 있었다. 이전까지 여러 차례 상대 공격을 막아내던 정성룡은 상대 페널티킥까지 기가 막히게 선방하며 팀을 지옥 문턱에서 구해냈다.
여러 면에서 보완이 필요했다. 조직적이지 못했고, 공수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다. 기대했던 투 톱 공격라인도 미완성이었다. 여기에 후반 들어 센트럴코스트의 빠른 역습에 휘말려 실점을 당할 뻔한 장면은 주말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개막을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호주 원정을 앞두고 “큰 변수가 없다면 투입할 계획”이라며 북한대표팀 공격수 정대세의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기대했던 수원의 첫 번째 투 톱 주인공은 정대세와 조동건이었다. 수원은 이번 원정길에 출전엔트리(18명)보다 많은 19명이 동행했다. 막판까지 투 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서 감독의 최종 선택은 라돈치치의 제외였고, 스테보를 교체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대세-조동건 조합은 파괴력과 거리가 멀었다.
190cm가 넘는 장신들이 즐비한 상대 수비벽에 번번이 걸리기 일쑤였고, 고립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슛을 지나치게 아끼며 철저히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을 구사한 센트럴코스트 수비진을 외곽으로 유도하지 못해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 톱 뒤에서 짜임새 있는 공격을 풀어줘야 할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의 패스도 날카롭지 못했다.
서 감독은 “정대세는 이제 몸을 만들어가는 시점이다. 컨디션만 올라오면 훨씬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아쉬운 실수를 했지만 곽광선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