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지칭하던 말 ‘노경은 완봉 소리’도 불식 공인구 큰 무리 없이 적응…“무조건 잘 던질 것”
지난해 오랜 무명세월을 딛고 꽃을 피운 노경은(29·두산)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제2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예열은 마쳤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국가대표팀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코칭스태프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도 “잘 던져서 ‘국민영웅’이 되고 싶다”며 단단한 의지를 드러냈다.
노경은의 최대 무기는 시속 150km대의 빠른 직구다. 여기에 직구 못지않은 무심패스트볼(무심)이 있다. 국내에선 투심패스트볼로 기록되지만, 노경은은 “야구공의 심이 아닌 면을 잡고 던지는 무심이 맞다”며 “오랫동안 갈고 닦은 구종이고 던지는 요령이 있기 때문에 다른 투수들이 쉽게 던질 수 있는 공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은의 무심은 국제대회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실제 노경은은 엄청난 악력이 필요한 무심 덕분에 실밥이 밋밋해 미끄러운 WBC 공인구에도 큰 무리 없이 적응했다. 무심과 직구의 구속이 비슷해 타자들을 상대할 때도 유용하다. 치려고 하면 변화하고, 기다리면 어김없이 포수 미트에 꽂혀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직구처럼 날아가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변화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방망이 중심에도 맞지 않는다. 힘이 좋고 공격적인 세계 여러 나라의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종이다. 여기에 절실함이라는 마음의 무기도 있다. 노경은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일이 있으면 ‘노경은 완봉하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얘기를 들었던 내가 정말 완봉을 했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태극마크까지 달았다”며 웃고는 “몇 경기든,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다. 무조건 나가면 잘 던지고 싶다. 아니, 잘 던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