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결승 열릴 미국 AT&T파크 ML 마운드와 아름다운 작별 기회 “불펜도 OK” 투수진 맏형 투지 활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대표팀 28명의 전사들은 1라운드와 2라운드를 통과해 미국에서 열리는 준결승과 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 마운드가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투수가 있다. 대표팀에서 단 한명뿐인 메이저리그 출신 서재응(36·KIA)이다.
한때 서재응은 메이저리그에서 큰 주목을 받는 투수였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뉴욕 메츠에서 보여준 인상적 활약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2005년에는 8승2패, 방어율 2.59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제구력을 뽐냈다. 그 덕에 별명도 ‘컨트롤 아티스트’였다. 2008년 한국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는 그에게 아련한 기억과 못다 이룬 꿈이 서려있는 곳이다.
대만 타이중에서 1라운드 시작(3월 2일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있는 서재응은 27일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미국 마운드에 서보겠나. 준결승, 결승에 오른다면 대표팀 전체에도 큰 기쁨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클 것 같다”며 웃었다.
지금도 수많은 유망주들이 메이저리그 구장을 단 하루도 밟아보지 못한 채 사라진다. 서재응은 한때 메츠의 주축 투수였고, 메이저리그에서만 118경기에 등판해 28승을 거뒀다. 의미 있는 성적이지만, 부상과 불운이 계속 뒤따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이번 WBC 결승은 서재응에게 많은 이들의 꿈인 메이저리그 구장 마운드와의 반가운 재회이자, 아름다운 작별의 기회다.
서재응은 2006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제1회 WBC에 참가해 3경기에서 2승을 책임졌다. 14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방어율 0.64의 역투로 ‘4강 신화’를 함께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발부터 2번째 투수, 불펜까지 다양한 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표팀 투수진의 맏형인 그는 “2회(2009년) 때는 WBC 대표팀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1회 때와 비교하면 지금 투수들의 컨디션이 훨씬 좋은 것 같다. 대부분 시속 145km 이상의 공을 던지며 최상의 상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다들 굉장히 열심히 몸을 만들어서 대표팀에 모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많은 야구팬들을 위해 모두 함께 꼭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