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앞으로 30년간 일본을 이기지 못하게 해 주겠다.” 2006년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직전 일본의 간판스타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가 내뱉은 이 한마디는 한국 선수들의 숨어 있던 투지를 일깨웠다
한국선수단 사이에선 일본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비록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은 1, 2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일본을 완파하며 4강에 올랐다.
2009년 2회 대회 1라운드에서 일본에 당한 치욕적인 7회 콜드게임 패(2-14)도 대표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일 시작되는 3회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따끔한 예방주사를 두 방이나 맞았다. 지난달 27, 28일 치른 대만 군인올스타 및 실업올스타와의 경기에서 각각 0-1로 지고 2-2로 비긴 것이다. 아마추어 수준의 팀을 상대로 졸전을 거듭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선수들은 잃어버렸던 투지를 서서히 되찾고 있다. 중심타자 김현수(두산)는 “조금 방심하면 약한 팀에도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좋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국민 외야수’ 이진영(LG)도 “경기 전 느슨하던 더그아웃 분위기가 경기를 치르면서 팽팽해지더라. 본경기에 가서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랜 외지 생활과 강도 높은 훈련으로 지쳐 있던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2일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KIA)을 선발 등판시킨다. 윤석민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주로 불펜을 맡았는데 1선발이 되고 보니 부담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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