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챔스 베스트11 그대로 출격 강심장 초보 감독의 승부수 통해 “긴장? NO!…” 담담했던 데뷔전
수원삼성 서정원(43)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수원은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서 서정진-조동건의 연속골에 힘입어 성남일화를 2-1로 눌렀다. 작년 말 전임 윤성효 감독의 뒤를 이어 수원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은 정규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믿음의 축구
“초짜 감독 데뷔전이라 긴장될 줄 알았는데 안 그렇다.”
경기 전 만난 서정원 감독은 담담해 보였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감독을 맡으면 언론과 팬의 관심은 첫 승 시기에 쏠린다. 수원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일 경우 더 그렇다. 자칫 시간이 오래 걸리면 큰 스트레스가 된다.
서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서 감독의 공식 데뷔전이던 지난달 27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그래서 이번 K리그 클래식 데뷔전에 대한 서 감독의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서 감독은 승리 소감으로 여러 차례 ‘믿음’을 강조했다. 수원은 센트럴코스트 원정에서 무기력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제 기량의 절반도 못 보여줬다”고 평했다. 성남과 경기를 앞두고 몇몇 포지션은 변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서 감독은 베스트11을 포함해 18명의 출전선수를 단 한명도 바꾸지 않았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결심을 했다. 그는 “선수들이 모두 분한 표정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모두 경기 동영상을 돌려보는 등 결의가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수비수 곽광선이었다. 곽광선은 센트럴코스트와 경기에서 후반 막판 어이없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수원은 꼼짝없이 패할 뻔 했다. 그러나 서 감독은 곽광선을 신뢰했고, 주전으로 내보냈다. 아쉽게도 곽광선은 기대 이하였다. 이날도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됐다. 서 감독은 “곽광선이 호주 원정 이후 심적으로 힘들어했고, 오늘 그런 부분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도 “분명 좋은 선수다. 곧 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