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은 쾌승에도 불구하고 침울했다. 류 감독의 머릿속에는 내일 대만전만이 부담으로 남는 듯 했다.
한국 대표팀은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열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호주와의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 송승준의 역투와 박희수-노경은-정대현-손승락-오승환으로 이어진 ‘황금 계투진’, 이용규-이승엽-이대호 등 고참들이 분발한 타선까지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어두운 얼굴을 펴지 못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JTBC와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지난 경기에 실망했다’, ‘내일 대만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두 가지 멘트를 반복했다.
류 감독은 호주전 승인에 대해 “송승준 선수가 잘 던져서 분위기를 잡았고, 이승엽-이대호가 살아났다”라면서 “내일(대만전)이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류 감독은 “첫 게임 때 실망스러운 수비가 많았다. 오늘은 이길 때마다 좋은 수비가 나왔다”라면서 “내일 대만전에는 좋은 수비와 공격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류 감독은 “내일 네덜란드-호주 경기가 어찌될지 몰라도, 대만전에서 꼭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돌아서는 류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보였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