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시작은 괜찮았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뭔가 찜찜한 이유도 그래서다. 2013년 KIA 마운드의 ‘키맨’으로 꼽히는 양현종(25·사진)이 불안한 모습으로 전지훈련 등판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2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안타 1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92개의 볼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를 찍었다.
지난달 14일 니혼햄전에서 최고 구속 150km,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던 양현종은 이로써 오키나와에서 치른 4번의 실전 등판에서 1승2패, 17이닝 13실점(12자책점), 방어율 6.35를 기록했다. 2월 28일 야쿠르트전 이후 3게임에선 4이닝 3실점∼4이닝 4실점∼5이닝 6실점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동열 감독이 캠프를 앞두고 마무리로 보직을 바꿀 선발 1명(앤서니)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양현종을 일찌감치 키맨으로 지목했다. 윤석민∼서재응∼김진우∼소사에 이어 5번째 선발을 양현종이 맡아줘야 마운드의 틀이 잡힐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2월 14일 니혼햄전을 제외한 3번의 등판에서 잘 던지다가 갑자기 무너지며 위기관리 능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2일 SK전에서도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다 3회에만 대거 5실점했다.
지난해까지 2년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양현종은 흐트러진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열중했다. 그러나 결과는 여전히 물음표다. 6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는 그는 9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