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핵잠수함’ 김병현(34)이 쾌속항진을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도 순조롭게 끝냈다. 올 시즌 넥센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팀의 핵심 투수라 더 관심을 모았던 등판. 그는 그 기대를 충분히 채웠다.
김병현은 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시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안타 4탈삼진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그는 박승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도루와 폭투를 연이어 허용했고, 박정권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실점했다.
그러나 4회 마지막 타자 조인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5회와 6회에도 박재상, 최윤석, 이명기에게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을 뽐냈다.
이날까지 오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NC와의 연습경기에 2차례 등판해 각각 1이닝 1볼넷 무실점, 2이닝 퍼펙트로 차근차근 몸을 풀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도 3번 등판해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요코하마전에서 2이닝 무안타 2볼넷 무실점, 28일 삼성전에서 2이닝 1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10이닝 2실점으로 방어율은 1.80. 실전에서만 모두 145개의 공을 던졌다.
김병현에게도 고무적 결과다. 입단 후 처음으로 애리조나부터 오키나와까지 캠프 전체를 팀과 함께 했고, 성과도 아주 좋다. 그는 4일 “개막에 몸을 맞추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연습경기도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준비는 전체적으로 잘 되고 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합류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병현에게는 올해가 사실상의 첫 풀타임이다. 다행히 좋은 길잡이가 될 이강철 수석코치를 만났다. 김병현은 “어려움에 부딪히거나 특별히 훈련이 더 필요할 때는 이 코치님과 상의하고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면서 극복해갔다”고 귀띔했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있다. 구속도 덜 올라왔고, 실전감각도 더 키워야 한다. 9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서 더 다듬어가야 할 부분이다. 김병현은 “이제는 정말 시즌 개막을 위한 마지막 과정만 남은 것 같다. 잘 준비해서 최선의 시즌을 보내고 싶다”며 “캠프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마무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 역시 “토종 선발감인 김병현과 강윤구, 장효훈이 모두 좋은 성과를 내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