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우리금융 구단 인수 신청 김호철 감독 “잘 하니까 이런 일도…” 현대캐피탈전 3-1 승…PO 진출 희망
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 나타난 러시앤캐시 선수들의 표정은 설렘과 긴장감이 섞여 복잡했다.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가름할 현대캐피탈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둔 데다 그토록 원해왔던 팀 인수를 둘러싼 여러 가지 희망적인 뉴스들이 들린 까닭이었다.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은 두 가지 사안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PO 진출은 꿈도 꾸지 않는다. 팀 인수 때문에 지금 우리 선수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현대캐피탈에 이어 9일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가능성을 가져도 좋겠지만 그 확률이 희박함을 잘 아는 감독이다. 5일 중요한 고비에서 승리가 필요하지만 감독이 먼저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낼 경우 선수들이 가지는 부담이 더 커질 것을 염려한 듯 김 감독은 “우리는 떨어진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동안 팀의 숙원이었던 인수와 관련해서는 희망적인 뉴스가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5일 오후 6시까지 드림식스(러시앤캐시)의 인수를 원하는 두 기업으로부터 참가신청서를 받았다. 6일 이들의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7일 이사회에서 주인을 결정한다. 입찰 후보기업의 능력과 인수액수 등을 설명한 PT를 보고 이사회의 표결을 통해 드림식스의 주인공을 가린다. 올 시즌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한 러시앤캐시와 우리금융지주회사가 KOVO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이사회의 분위기는 우리금융 쪽이지만 피인수자가 되는 선수들의 속내는 다른 모양이다. 김 감독은 “지금 선수들 표정을 보면 안다”며 복잡한 속내를 알려줬다. 선수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은 자신들이 정말로 어려웠을 때 먼저 손을 잡아줬던 러시앤캐시에 대한 정(情) 때문이다. 러시앤캐시는 그동안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해 왔다. 선수들의 경조사를 잊지 않고 선물을 챙겨줬고, 중요한 경기 때는 러시앤캐시 최윤 회장이 격려금도 줬다.
지난 달 12일 아산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전 때는 혈투 끝에 승리하자 1000만원을 현찰로 내놓았다. 자신들이 대한 관심을 가져준 상대에 정이 가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의리를 생명으로 아는 스포츠선수들은 더하다. 김 감독은 양 손에 떡을 쥔 드림식스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 애들이 너무 잘해서 이런 사단이 났다. 성적이 나쁠 때는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더니 성적이 나니까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한편 러시앤캐시는 7연승으로 PO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러시앤캐시는 현대캐피탈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5-20, 17-25, 25-18)로 이겼다. 승점 44로 3위 대한항공에 2점차로 접근했다. 다미가 23득점했고, 박상하가 5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현대캐피탈을 침몰시켰다. 승점 1점만 추가하면 2위를 확정하는 현대캐피탈은 2연패를 당했다. 러시앤캐시전 2승4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