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브레이크] 강동희 감독, 주전 빼고 져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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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6일 07시 00분


프로농구계에도 승부조작의 마수가 뻗친 것일까. 의정부지방검찰청이 동부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 정황을 포착한 가운데 강 감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프로농구계에도 승부조작의 마수가 뻗친 것일까. 의정부지방검찰청이 동부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 정황을 포착한 가운데 강 감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프로농구도 승부조작 파문

강 감독 “가담한 적 없어” 혐의 부인
검찰, 2년전 리그 막바지 경기 주목
PO 확정 후 식스맨 위주 진행 의혹

KBL·구단, 의심 경기 정보 수집중
“신중히 대처…진상 규명 적극 협조”


프로농구 현역 감독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5부는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브로커 최모(37) 씨를 체포하고, 동부 강동희(47) 감독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강 감독은 5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 (검찰에서) 설명할 부분이 있다면 다 말하고, 이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부 구단 관계자는 “감독과 면담했는데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현재로선 감독을 믿을 수밖에 없다.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승부조작 의심받는 2년 전 경기

검찰이 승부조작을 의심하는 경기는 2010∼2011시즌 말미다. 검찰은 해당 경기에서 강 감독이 핵심 선수들을 경기에 투입하지 않는 방법으로 승부조작을 했고, 이에 따른 대가로 최 씨가 강 감독에게 일정액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 감독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돌려받은 최 씨가 승부조작이 이뤄진 경기에 베팅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한때 에이전트 사업을 하며 프로농구선수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인물이다. 선수 출신은 아니다. 강 감독과는 선수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그러나 강 감독은 “그런 식으로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검찰에 가서 필요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강 감독은 7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2011시즌 무슨 일 있었나?

강 감독이 이끈 동부는 2010∼2011시즌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를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외형적으로는 승부조작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경기는 동부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치른 정규리그 막판 때 벌어졌다. 당시 경기기록을 살펴보면 동부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일부 주전들에게 휴식시간을 주며 식스맨 위주로 경기를 펼쳤다. 당시 경기 결과를 보면 홈에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지만, 원정에선 패한 적이 많았다. 최하위팀에 대패하기도 했다. 이런 경기들이 승부조작의 대상으로 의혹을 사고 있다. 승부조작이 선수들도 모르게 감독의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검찰이 판단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검찰조사까지 신중 대응

한국농구연맹(KBL)과 동부 구단은 일단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5일 자체조사를 시작한 KBL은 “승부조작으로 의심되는 경기들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는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하지만 강 감독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신중하게 대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본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며, 향후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부 구단 관계자도 “강 감독과 이야기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감독을 믿는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선 결론이 난 게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검찰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난감해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조만간 (소환이) 이뤄지리라고 생각한다. 기다리면서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번의 진실게임

2011년 프로축구를 시작으로 2012년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 또는 경기조작 사건이 벌어졌다. 검찰 내사 단계에선 승부(경기)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받은 선수들 대부분이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다수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뒤에는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선수들은 극소수였다. 강 감독은 현재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브로커 최 씨와 평소 친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감독이 자신의 주장대로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을지, 프로농구 관계자뿐 아니라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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