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한국전 관중석 자극적 인쇄물 배포 북 김정은 사진도 등장…애국가 땐 야유 성적 부진 날씨·음식 핑계댔나 비아냥도
사실상 무려 5점을 먼저 얻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경기. 그러나 대만은 최대 유력일간지가 나서서 한국을 폄하하는 응원 인쇄물을 나눠주는 등 추태를 보였다. 일부 몰지각한 관중은 한국의 1루 덕아웃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북한의 세습지도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대형 사진을 걸어놓고, 태극기가 그려진 옷에 강아지 탈을 쓰고 조롱하기도 했다.
대만 최대 신문 빈과일보는 5일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최종전 대만-한국전을 앞두고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 앞에서 관중에게 응원에 쓸 수 있는 대형 인쇄물을 나눠줬다. ‘방망이로 고려를 때려잡는다’는 자극적 문구에다 대만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탱크를 타고, 배추머리에 한국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깔고 지나며 도쿄로 달려가는 그림을 함께 넣었다. 빈과일보는 대만 4대 일간지 중 하나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상대 대표팀을 짓밟았다.
대만 관중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대형 초상화를 흔들었고 한국 선수들이 소개될 때 마다 야유했다. 특히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에도 야유를 쏟아냈다.
대만 취재진도 한 몫 거들었다. 이틀에 걸쳐 복수의 매체가 류중일 감독에게 ‘대만 음식과 날씨가 맘에 들지 않아 성적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을 했다. 류 감독은 그동안 한국 취재진과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이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류 감독은 “절대 그렇지 않다. 한국 식당에서 잘 먹고 있다. 한국에서 쌀쌀한 날씨 속에 경기를 많이 했다. 네덜란드를 너무 쉽게 생각한 부분, 예상보다 강해서 패했다. 컨디션 부분은 정규시즌 개막 1개월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던 부분일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