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예선 이어 WBC도 대만에 발목 일본 사회인야구에 무릎 ‘도하 참사’도 떠올라
한국이 끝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충격이다. 이번 실패는 2003년 삿포로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맛봤던 아픔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2003년 삿포로의 좌절
2000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을 재현하리라 기대했던 팬들의 희망은 본선이 아닌 예선에서 허망하게 꺾였다. 한국은 11월 삿포로돔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승2패로 3위에 그쳤다. 2004아테네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이 이끄는 일본에 패하더라도 대만만 이기면 아테네행 티켓을 딸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안일한 대처가 문제였다. 대만과의 1차전에서 한국은 4-2로 앞서다 9회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10회말 가오즈강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튿날 중국에 6-1로 승리했지만, 다시 일본에 0-2로 패하며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쳤다.
○2006년 도하 참사
2006년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대만의 전력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일본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렸다. 삿포로의 치욕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허망했다. 대만과의 1차전에서 예상 밖 졸전 끝에 2-4로 무릎을 꿇었고, 일본과의 2차전에선 7-7 동점이던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이 초노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결국 한국은 동메달에 머물렀다.
삿포로의 좌절과 도하 참사, 두 대회 모두 대표팀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김재박 감독이었다. 김 감독에게 국제대회 연속 실패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격으로 삼성을 이끌고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2012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류중일 감독 역시 이번 WBC 실패로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뼈아픈 기억을 만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