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조홍석 “날 키운건 엄마 같은 두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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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8일 07시 00분


야구선수 동생을 위해 헌신한 누나들을 위해 뛴다. 3차례나 신인드래프트에 나선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불굴이 사나이’ 조홍석이 방망이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야구선수 동생을 위해 헌신한 누나들을 위해 뛴다. 3차례나 신인드래프트에 나선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불굴이 사나이’ 조홍석이 방망이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 루키 조홍석

어릴적 부모님 헤어져 두 누나들 손에 성장
고교 때 왼쪽 무릎 골절로 드래프트서 외면
3차례 도전만에 롯데 입단…좌익 주전경쟁


롯데 루키 조홍석(23)은 원래 오른손잡이다. 그런데 왼쪽 타석에 선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렇게 해야 네가 경쟁력이 생긴다”는 코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바꿨다.

조홍석의 악바리 근성은 배명고 3학년 때 벌어진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전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원래부터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았던 그는 광주일고와 붙기 전,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무릎 뼈가 골절됐다. 당시에는 골절인줄 몰랐다. 아팠지만 응급치료만 받고 계속 경기에 나갔다. 그렇게 출전을 강행한 2번째 경기가 광주일고전이었고, 여기서 조홍석은 19회 연장을 다 뛰었다. 그리고 끝내 이 경기를 이겼다.

그러나 이때 무리한 결과, 제주국제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파악한 프로구단들은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그의 왼쪽 무릎에는 철심이 박혀있어 ‘로봇’으로 불린다.

1년 가까운 재활을 거쳐 조홍석은 필드로 돌아왔고,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2학년부터 경기 출장을 재개했고, 이때부터 롯데 스카우트팀의 눈에 들었다. 그러나 2년제 대학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는 역시 그를 택하지 않았다.

여기서도 조홍석은 꺾이지 않았다. 원광대로 편입해 야구를 계속했고, 발 빠른 외야수 감을 원했던 롯데는 3번째로 드래프트를 신청한 그를 마침내 지명했다.

7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조홍석은 “누나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면서 소년 조홍석을 기르다시피 했던 존재가 누나들이었던 것이다. 늦둥이 막내 동생을 위해 열한 살 위의 큰 누나 은미 씨, 여덟 살 위 작은 누나 은선 씨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해준 은인들이다.

어지럼증 탓에 일본 가고시마 2차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귀국한 조홍석은 현재 김해 상동 2군훈련장에서 체력훈련부터 다시 하고 있다. 좌익수 주전 경쟁에서 앞서나가다가 뒤처지게 됐지만, 낙담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나들을 위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도 야구를 잘해야 하는 조홍석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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