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26)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에 따라 가장 큰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선수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표팀의 훈련소집일부터 대회 종료일까지의 기간을 FA(프리에이전트) 취득일수로 인정한다. 만약 한국이 이번 WBC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면, 최정은 약 30일의 취득일수를 확보해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SK는 이런 점을 고려해 최정에게 ‘FA 프리미엄’을 톡톡히 얹어줬다. 최정은 지난 시즌(2억8000만원)보다 무려 2억4000만원(85.7%)이나 오른 5억2000만원에 올해 연봉 재계약을 했다. ‘5툴 플레이어’라는 점과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이미 ‘FA 대박’은 이미 예고돼있다. 최정 역시 2월 초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쾌조의 컨디션으로 WBC에서의 선전을 기약했다.
그러나 대표팀 합류 초기부터 불운이 엄습했다. 지난달 15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수비훈련 도중 펑고 타구에 맞아 눈두덩이 찢어졌다. 눈에 큰 이상은 없었지만, 인근 병원에서 7바늘을 꿰매야 했다. 최정은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1차전에 9번타자로 출장해 홀로 2안타를 쳤지만, 실책과 견제사를 기록했다. 4일 호주와의 2차전에선 6번타자로 전진배치되며 2개의 사구로 승리의 발판을 놓은 뒤, 5일 대만과의 3차전에선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최정은 FA 혜택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도리어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상처까지 입었다. SK는 8일쯤 최정의 팀 복귀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은 7일 정근우, 박희수 등 대표팀에 소집됐던 팀 동료들과 함께 병원 검진을 받았다. SK 구단 관계자는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