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 “아니라고 믿고파” 걱정 조성원 위원 “거절 못하는 성격 때문?” KBL 오늘 긴급 이사회 열어 대책 논의
프로농구 현역 사령탑 동부 강동희 감독(사진)이 7일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강 감독은 혐의 사실을 부인했지만, 수사를 담당한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5부는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명가드였던 강 감독이 승부조작 가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음에 따라 이날 하루 농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SK 문경은 감독은 “동희 형이랑은 10년 동안 같이 국가대표를 했다. 그럴 성격도 아니고, 아니라고 믿고 싶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농구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걱정했다. 조성원 SBS ESPN 해설위원은 “동희 형은 워낙 남의 부탁을 거절 못하는 성격이다. 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지인이 (승부조작을) 부탁한 뒤 우연히 (동부가) 지고, 돈을 보낸 게 아닐까 생각된다”며 혐의가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착잡하다. 팬들이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강 감독과 친형제처럼 가까운 KCC 허재 감독은 “허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강 감독이 워낙 슈퍼스타 출신 지도자였기 때문에 현역 선수들이 받은 충격도 매우 컸다. A는 “강 감독님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드였다. 어린시절부터 존경했던 선수였는데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B는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다. 예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의 가드를 꼽아달라고 해서 강 강독님이라고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오전 10시 긴급 이사회를 연다. 검찰에서 나오는 수사 상황을 보면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7일 모비스-SK전이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을 찾은 한선교 KBL 총재는 “검찰과 법원에서 확정적인 얘기가 나오기 전에 어떤 얘길 하기가 어렵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일이 벌어져 팬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사실로 드러나면 KBL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결정해뒀다. 강 감독이 주장하는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