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코트를 테니스인에게 돌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1일 03시 00분


서울시, 민간업체에 운영권 넘기자 테니스인 200여명 “반환” 궐기대회

테니스인 200여 명이 10일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코트 앞에서 코오롱의 장충테니스코트 사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장충테니스코트의 상업시설 전용 반대’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테니스인 200여 명이 10일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코트 앞에서 코오롱의 장충테니스코트 사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장충테니스코트의 상업시설 전용 반대’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테니스인들의 성지(聖地), 장충코트를 돌려 달라.”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을 비롯한 테니스인 200여 명이 10일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코트에 모여 장충테니스코트 운영권 반환 촉구 궐기대회를 열었다.

장충코트는 1971년 고 홍종문 전 테니스협회장이 3000여만 원을 들여 지은 뒤 서울시에 기부(공공용도)했다. 2008년까지는 기부에 따른 무상 사용 권리로 테니스협회에서 장충코트를 운영해 왔고, 무상 사용 기간이 만료된 2009년부터는 서울시가 사용 및 수익 허가를 입찰에 부쳤다. 지난해까지는 테니스협회에서 운영권을 낙찰받았지만, 올해 입찰에서는 코오롱 스포렉스가 2016년까지 운영권을 따냈다. 코오롱 스포렉스는 민간 스포츠 시설 운영 업체다.

장충코트에서는 지난해까지 57년 전통에 빛나는 장호배 전국주니어대회, 여자연맹회장배 등 테니스협회의 주요 대회와 서울시협회에서 주최하는 학생 대회가 열렸다. 올해부터 이들 대회는 새로운 개최 장소를 찾아야 한다.

주 회장은 “한국 테니스의 상징과도 같은 장충코트의 특수성을 반영해 상업자본이 아닌 한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테니스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위탁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스포렉스 관계자는 “입찰 후 뒤늦게 테니스협회의 사정을 알고 신청을 철회하려 했지만 그러면 담합행위가 돼 난처하게 됐다”며 “학교 폭력 방지를 위한 스포츠클럽 활동 등 공익 목적에 쓰려고 입찰 신청을 했다. 테니스협회와 머리를 맞대고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장충코트#테니스#궐기대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