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로 수감…동부 감독도 사퇴 한선교총재 “최종판결 후 징계수위 결정” 브로커 최 씨, 10년전부터 농구계 친분 선수·구단 코칭 스태프 면담 등 자체조사중
동부 강동희(47)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의정부지방법원은 11일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로 강 감독에 대해 청구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감독은 의정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다. 강 감독은 현직 프로스포츠 감독 가운데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첫 사례가 됐다. 강 감독은 12일 동부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감독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구속수사를 받게 돼 한국농구연맹(KBL), 동부뿐 아니라 프로농구계 전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확대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L의 징계는 재판 후 확정
KBL은 강 감독이 구속되자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 그러면서도 강 감독이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제재를 확정하진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뒤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KBL 한선교 총재는 12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의 뜻을 전한 뒤 “이미 이사회에서 강 감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구제명 등 구체적인 제재 방법을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제재를 확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강 감독이 무죄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원의 조치가 내려지길 침착하게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재판 과정을 객관적으로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긴장하는 농구계
강 감독이 구속되면서 농구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사건의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그러나 강 감독과 관련돼 구속된 브로커 최모 씨는 10년 전부터 농구선수뿐 아니라 농구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쌓아왔다. 사건의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KBL은 최근 각 구단에 승부조작과 관련한 자체조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이 터졌을 당시 한 차례 자체조사를 진행했지만, 승부조작을 의심받는 경기가 2시즌 전이기 때문에 다시 조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각 구단은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자체조사의 범위를 확대해 면담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프로농구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자프로농구가 대상이지만 검찰 수사의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