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사람이니 과학 판정 늘리자”… “경기 흐름 끊기고 기계도 불완전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3일 03시 00분


■ 비디오 판독 확대 논란
야구팬 61% “홈 판정도 도입을”… KBO “기술적으로 불가능”
프로농구 “더이상 확대 안해”… 프로배구는 세계유일 시행

12일 동아일보가 야구팬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78%(156명)가 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확대에 찬성했다. 61%(130명)는 ‘홈플레이트에서의 판정’에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기획부장은 “홈플레이트에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아주 순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TV 중계 화면을 봐도 아웃인지 세이프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홈플레이트에서의 판정을 비디오 판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O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008년 홈런 판정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 이듬해 똑같은 제도를 들여왔다.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처음 비디오 판독을 시작한 종목은 농구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06∼2007시즌부터 플레이오프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올 시즌부터는 정규 시즌 경기 때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KBL 경기운영팀은 “현재로서는 비디오 판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며 “잦은 비디오 판독으로 경기 흐름이 끊기면 팬들이 지루해한다. 현재도 비디오 판독에 2분 이상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제도를 도입한 한국배구연맹(KOVO)은 상대적으로 비디오 판독 확대에 긍정적이다. KOVO 관계자는 “매해 시즌이 끝난 뒤 실무위원회를 앞두고 비디오 판독 결과 통계를 내보면 정심률(심판 판정이 맞은 비율)과 오심률이 5 대 5 정도로 나온다”며 “실무위원회 때마다 비디오 판독 기회를 늘리자는 의견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프로리그와 국제 경기를 포함해 전 세계 배구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KOVO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스포츠에서 비디오 판독은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때 전체 26개 종목 중 비디오 판독이 없는 종목은 9개뿐이었다. 이 중 요트, 조정 등은 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달아 판독하기 때문에 사실상 비디오 판독 제도가 없는 종목은 축구 등 7개뿐이다.

축구에서 비디오 판독 도입이 늦어진 건 논란 때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못 박은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차기 FIFA 회장이 유력한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장이 비디오 판독 도입 찬성론자를 자처하고 나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샹파뉴 전 국장은 11일(현지 시간) 209개 FIFA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면서 “오프사이드, 레드카드, 페널티 지역 파울이 발생한 상황에서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 기술로 판정을 내리게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FIFA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때 이미 한 차례 골 여부를 판단하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실험했다. FIFA는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계속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활용할 방침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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