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활체육계를 대표하는 국민생활체육회는 전국시도연합회와 종목별연합회의 두 기둥이 받치고 있다. 이들 연합회 중에는 올해 신임 회장을 맞아 생활체육의 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스포츠동아에서는 의욕적인 각오로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연합회장들을 만나 생생한 생활체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익 남기려는 대회 진행 방식이 문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야 혼자 달리는 것보단 동호회 가입 권장”
“다시 한 번 전국적인 마라톤 붐을 일으킬 겁니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육상연합회 윤여춘(57) 회장의 어조는 단호했다. 윤 회장은 지난 5일 제9대 전국육상연합회장에 취임했다. 윤 회장은 육상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을 지냈고, 오랜 기간 MBC 육상해설위원을 맡고 있어 올림픽, 마라톤 등 주요 경기 해설자로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해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지 10여 일이 되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육상 저변확대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육상 특히 마라톤의 경우 우리나라에 관련 단체가 굉장히 많다. 전국육상연합회는 이 중 유일하게 정부가 인정하고 지원을 하고 있는 단체이다. 하지만 그동안 육상 동호인들과 함께 하는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떤 점에서 부족함을 느꼈나.
“전국에 육상동호회가 4500여 개가 있다. 전국육상연합회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가 1년에 네 개인데 참가인원은 1000명 미만에 불과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육상 붐을 일으킬 아이디어는 갖고 있나.
“육상해설을 15년간 해 오면서 엘리트 선수, 관계자뿐만 아니라 풀뿌리 마라토너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체육교사를 오래 해 학교체육에 대해서도 익숙하다. 그동안 쌓아 온 인맥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말 그대로 ‘달리고 싶은 사람들’을 대거 끌어들일 계획이다. 특히 동호회 회장들을 연합회의 임원으로 영입하고 싶다.”
-육상 열기가 최근 들어 다소 식은 것 같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일단 대회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1년에 전국적으로 450여 개의 육상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육상의 보급과 활성이 목적이 아닌 이익을 남기기 위한 대회가 많은 것 같다. 돈을 벌려고 하니까 참가비를 받아 열악하게 대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입상자 시상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 아마추어에게 상금을 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나치게 고수 위주로 시상을 하다보니 뒤에서 달리는 사람들은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달리기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자신이 목표로 한 기록을 달성하면 누구나 우승자인 것이다.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대회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혼자 달리면 재미가 없어 작심삼일이 될 수 있다. 각 지역마다 동호회가 많으니 이왕이면 동호회를 찾아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달릴 것을 권하고 싶다. 또 한 가지는 기록이 아닌 심박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운동하라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의 심박수는 1분에 70∼80회 정도이다. 만약 80회라면 올해는 70회, 내년에는 60회를 목표로 달리라는 것이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연합회가 진행하고 있는 달리기교실을 내실화할 것이다. 선수출신 등 지도자 16명을 선발해 전국 8개소에서 한 달에 30명씩을 대상으로 달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연합회가 주최하는 대회들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달라지는 전국육상연합회를 지켜보시고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