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인수한 카타르 투자청, 이브라히모비치-베컴 등 돈 안따지고 거물스타 영입
佛리그 19년만에 우승 눈앞… 바르사와 챔스 8강전 관심
파리 생제르맹(PSG)의 프랑스판 ‘갈락티코(은하수) 정책’이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갈락티코 정책은 스타 선수를 무차별적으로 영입해 단숨에 강팀을 만들겠다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전략을 뜻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자 구단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스타 선수 수집’에 열을 올리는 대표적인 팀은 레알과 첼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팀들조차 두려워하는 강적이 등장했다. 카타르 자본을 등에 업은 프랑스 프로축구 PSG다.
PSG는 199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프랑스 1부 리그 우승(1993∼1994시즌)과 유럽축구연맹(UEFA) 컵위너스컵(1995∼1996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재정난 등으로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됐다. 추락을 거듭하던 PSG가 ‘돈의 힘’으로 일어서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카타르 투자청(QIA)이 구단 지분의 70%를 인수하면서부터.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한 QIA는 PSG가 몸값 높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1년 8월 하비에르 파스토레(아르헨티나)를 이적료 4200만 유로(약 605억 원·이하 추정액)에 영입한 PSG는 2011∼2012 프랑스 리그에서 2위로 올라서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12년에 PSG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 QIA는 더욱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PSG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치아구 시우바(브라질)를 각각 2100만 유로(약 302억 원), 4500만 유로(약 648억 원)에 영입해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PSG는 이번 시즌 선수 이적료로만 1억4700만 유로(약 2114억 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생들의 활약에 힘입어 PSG는 리그 선두를 달리며 19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PSG의 스타 선수 수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PSG는 최근 소속팀과 불화를 겪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스타 웨인 루니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루니 외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개러스 베일(토트넘) 등이 PSG의 영입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SG가 진정한 ‘이적 시장의 큰손’이 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레알을 비롯한 ‘원조 큰손’들과의 스타 선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유럽 축구에서 지위와 명성이 높아져야 한다. 레알은 유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9차례나 우승했다.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은 PSG가 명문 클럽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PSG는 8강에서 현존 세계 최강의 팀으로 불리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바르사)와 맞붙는다. PSG가 바르사를 꺾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을 계속하며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쥘 수 있을까. 다음 달 3일 바르사와의 1차전에서 그 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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