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19일 용인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5전 3승제)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66-53으로 꺾고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만년 꼴찌’ 우리은행은 기적을 만들었지만 우승의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슬픔을 나눴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전 코치가 모친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전 코치를 꼭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챔피언 결정 2차전에 응원을 왔던 전 코치의 어머니는 18일 우리은행의 우승을 기원하기 위해 새벽 기도를 나섰다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잃은 바로 다음 날 전 코치는 벤치를 지켰다.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전 코치였지만 여느 때처럼 코트 위의 선수들을 다독이며 격려했다. 우리은행 임영희는 “경기가 끝나고 전 코치님이 ‘고맙다. 어머니가 하늘에서 많이 좋아하실 거야’라고 말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플레이오프 기간 비축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삼성생명을 압박했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티나 톰슨(19득점 14리바운드)은 삼성생명 앰버 해리스와의 제공권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주장 임영희(14득점 7리바운드)는 기자단 투표에서 69표 가운데 55표를 얻어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우승 축하연은 없었지만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전 코치 모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었다. 선수단은 전 코치의 모친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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