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초반 부진에 선수들 경쟁 자극 상대 팀 맥 끊기 작전엔 “당하지만은 않겠다”
“아이고, 괘안습니다(괜찮습니다). 허허.”
특유의 부산 사투리. FC서울 최용수 감독(사진)의 목소리는 밝았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장쑤 세인티(중국)를 5-1로 크게 이긴 뒤 3경기 째 승리가 없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인천(2-3), 부산(0-1)에 졌고, 챔스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의 초반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정작 서울 내부에서는 밖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서울은 작년 우승 멤버가 건재하다. 한 번 터지면 폭발하는 건 시간문제라 보고 있다. 오히려 최 감독이 걱정했던 건 전술이나 기량이 아닌 선수들의 정신자세와 집중력이었다. 다소 해이해진 모습도 보였다. 이 문제도 극복했다. 최 감독은 몇몇 주전급들을 과감하게 벤치에 앉혀 무한경쟁을 유도했다. 효과가 있었다. 부리람, 부산 원정에서 선수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최 감독은 부산에 진 뒤 선수들을 질책하기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며 칭찬했다.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20일까지 쉬도록 휴가도 넉넉하게 줬다. 그 동안 게임을 많이 못 뛴 일부 선수들만 20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 나와 경기감각을 끌어올렸고, 본격 훈련은 21일부터 시작된다.
최 감독은 상승 분위기를 위한 반전 카드도 준비 중이다.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의 작전은 단순하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미드필드부터 거친 반칙으로 맥을 끊는데 집중하고 있다. 포항, 인천, 부산은 서울과 경기에서 경고를 4장, 4장, 6장 받았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섰다. 최 감독은 “작년 챔피언으로서 초반 어려운 경기는 이미 예상했다. 앉아서 그대로 당하고 있을 우리 팀이 아니다”고 했다. 구체적인 플랜에 대해서 그는 “몇 가지 방법을 놓고 최종 고민 중이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