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붙은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대결은 ‘제2의 포클랜드 전쟁’으로 불렸다. 포클랜드 섬을 놓고 두 나라가 전쟁을 치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축구 종주국’ ‘남미의 맹주’로 불렸던 두 나라는 광적인 축구팬들을 지니고 있었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달아올랐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 팀이 1-1로 맞선 전반 16분. 19세의 미소년이 빠른 스피드와 환상적인 드리블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제치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다. 마이클 오언(34·스토크시티)이 세계 축구팬들 앞에 깜짝 스타로 등장하던 순간이었다. 잉글랜드는 이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지만 오언이라는 슈퍼스타를 얻었다. 실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그는 ‘원더 보이’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폭발적인 순간스피드를 자랑하던 그는 폭주 기관차와도 같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13년. 원더 보이는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오언은 19일(현지 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겠다.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1996∼1997시즌 리버풀(잉글랜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1년 유럽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오언은 리버풀에서 297경기에 출전해 158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2004∼2005시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하면서부터 호나우두 등 쟁쟁한 경쟁자들 때문에 경기 출전 횟수가 줄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고,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왔으나 고질적인 다리 부상으로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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