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좀 붙이지 말라던 NC 뒷심야구로 역전승 “신생팀과 동급?” 불쾌한 롯데, 한방 얻어 맞아 김경문 감독 “그래봤자 시범경기” 의미 축소 김시진 감독 “정규시즌 준비 잘하겠다” 다짐
NC와 롯데가 21일 마산구장에서 첫 공식 맞대결을 펼쳤다. NC 김경문 감독, 롯데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양 팀 선수단과 프런트는 말을 맞추기라도 한 듯, ‘라이벌’이라는 표현에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바로 직전인 19∼20일 KIA와의 2연전 평균관중(924명)의 2배를 훨씬 웃도는 2320명이 이날 롯데전을 보러 마산구장을 찾았다. 창원 팬들도 라이벌전의 서막이라는 상징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 전 ‘신중’
김경문 감독에게 ‘NC와 롯데는 라이벌인가?’라고 물었다. 김 감독은 “왜 어려운 걸 묻고 그러느냐. 싸움 좀 붙이지 말라”며 정색했다. 잠깐 자리까지 떴다가 돌아왔다. 롯데에 대한 질문은 사양하겠다는 강렬한 제스처. 그러나 “롯데만은 꼭 이기고 싶다”던 김 감독과 NC였다. “지난해 2군에 있을 때, 롯데에서 ‘NC전은 꼭 이기라’는 얘기를 했을 때, 우리 선수들이 더 의욕이 생겼던 것은 사실”이라는 말도 꺼냈다. 굳이 롯데를 도발하지 않고도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배어있는 듯했다.
김시진 감독도 NC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침묵을 지켰다. 김 감독은 “롯데와 NC가 무슨 라이벌이냐?”고 반문한 바 있다. ‘전통의 롯데가 신생팀 NC와 동급이어야 하느냐’는 불편함이 깔려있었다.
롯데 모 선수는 NC전을 앞두고 “굳이 자극하고 싶지 않지만, NC는 라이벌이 아니라 라이벌이 됐으면 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전에 그렇듯 원정팀 롯데 김 감독이 경기장에 도착하자 먼저 와 있던 홈팀 NC 김 감독이 찾아가 안부를 나눴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사진기자들의 포즈 요청에 두 김 감독 모두 정중히 사양했다는 것이다. 악수조차도 조심스런 두 팀 사령탑들의 미묘한 처지다.
○경기 후 ‘희비’
NC는 1회말 선취점을 올렸으나 4회초 롯데 박종윤에게 2점홈런을 맞는 등 7회초까지 1-3으로 뒤졌다. 그러다 7회말 무사만루서 터진 박민우의 싹쓸이 3루타 등에 힘입어 단숨에 6-3으로 뒤집었다. NC 선수들은 실수도 많았지만, 김경문 감독이 강조해온 ‘허슬 야구’를 감행했다. 거침없이 뛰었고, 수비에서 다이빙캐치를 마다하지 않았다. 배팅은 과감했고, 피칭은 공격적이었다.
경기 직후 NC 김 감독은 “롯데가 주전들을 다 뺐다. 그래봤자 연습경기”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롯데와의 첫 공식경기에서 이겼다는 성취감이 얼굴에 드러났다.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반면 롯데 김 감독은 “정규시즌 준비 잘 하겠다”는 짤막한 답변을 남기고 곧장 구장을 빠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