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후 32번째 시즌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프로야구 역사를 담을 이렇다할 야구박물관 자체가 없다. 명예의 전당 건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22일 “전반기 내에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장소 등 결론을 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미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명예의 전당 건립에 대한 얘기가 오갔지만, 본격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KBO가 명예의 전당 건립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현재 유치희망후보지 중에서 100% 만족할 만한 곳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명예의 전당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인천, 부산 등 세 곳. 가장 적극적인 곳은 부산이다. 지난해 9월 기장군 일광면 일원 19만6515m²에 대지면적 5000m², 3층 규모의 명예의 전당 건립안 등을 담은 유치 제안서를 KBO에 제출했다. 부산은 현대자동차 등과 힘을 합쳐 인근 일대를 ‘베이스볼 파크’로 조성해 명예의 전당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이 아니란 약점이 있다. 부산은 ‘행정수도는 서울, 야구수도는 부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이사회의 동의를 얻기 위해선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도 문학구장 외야석 뒤편 부지에 4층 건물을 지어 제공하겠다는 안을 갖고 있고, 서울도 잠실구장 지하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장소만 제공하고 향후 사용료 등을 KBO에 부담토록 할 예정으로 알려지는 등 명예의 전당 유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