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국보급 투수’ 선동열 명예의 전당 헌액 1호

  • Array
  • 입력 2013년 3월 23일 07시 00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1호 주인공의 영광은? 현역 감독과 선수들, 해설위원, 행정가 등 전문가 70명은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KIA 감독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공동 2위를 형성했다(왼쪽 큰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1호 주인공의 영광은? 현역 감독과 선수들, 해설위원, 행정가 등 전문가 70명은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KIA 감독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공동 2위를 형성했다(왼쪽 큰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전체 70표 중 11표 1위…최동원 김응룡 양준혁 공동 2위

■ 프로야구 엘리트 70명 대상 설문

7표 이승엽, 현역선수 최고 득표 5위에 이름 올려
‘ML 개척자’ 박찬호 6표…‘바람의 아들’ 이종범 5표
‘WBC 신화’ 김인식 KBO기술위원장도 3표 영예


메이저리그 모든 선수들의 마지막 꿈은 은퇴 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 입성이다. 작은 시골마을인 쿠퍼스타운은 매년 여름 수많은 팬들이 모여 그들의 영웅이 영원히 역사에 남는 순간을 함께 기뻐한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1939년 문을 열었다. 영광스러운 첫 주인공은 베이브 루스, 타이 콥, 호너스 와그너, 크리스티 매튜슨, 월터 존슨이다. 모두 메이저리그가 미국의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주인공들이다.

1982년 첫 발을 내딛은 한국프로야구도 명예의 전당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박물관, 미술관을 지어도 어떤 유물, 작품이 전시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스포츠동아는 창간 5주년을 맞아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야구 원로, 해설위원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70명에게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 1호 주인공은 누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승엽(삼성)부터 프로야구 출범을 이끈 서종철 전 KBO 총재, 하늘의 별이 된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 등 다양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영광의 주인공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 KIA 감독이다. 전체 70명 중 총 11명이 선 감독을 꼽았다. 삼성 류중일, 넥센 염경엽 등 현역 감독들, KBO 양해영 사무총장 등 야구 행정가, 윤석민(KIA), 최정(SK) 등 현역 선수들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선 감독을 명예의 전당 1호로 꼽았다.

선 감독은 “큰 영광이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후배들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줬다니 부끄럽다”고 웃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가 1호가 되는 것보다는, 빨리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이 설립돼 큰 공헌을 남긴 많은 다른 분들을 그곳에서 다시 뵙고 싶다”고 말했다.

선 감독에 이어 김응룡 한화 감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이 함께 8표로 공동 2위로 선정됐다. 1위 선 감독은 오랜 스승 김응룡 감독을 명예의 전당 1위로 꼽으며 “프로야구에서 선수로 뛴 것은 아니지만 한국프로야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응룡 감독은 “내가 명예의 전당에 뽑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몸을 낮췄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김 감독은 선수로도 아마추어 시절 한·일전 홈런으로 큰 붐을 일으켰다. 그리고 프로에서 해태에서만 9번 우승했다. 프로스포츠는 초창기 독주하는 팀이 나와야 집중 견제를 받으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김 감독의 해태가 그 역할을 해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절친한 친구였고 라이벌이기도 했던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택했다. 박용택(LG), 이호준(NC) 등 많은 현역 선수들은 여전히 타격 부문 수많은 기록을 보유한 양준혁 해설위원을 뽑았다. 5위는 응답자들이 택한 유일한 현역 선수 이승엽이 차지했다. 정근우(SK), 최형우(삼성) 등 리그를 대표하는 후배 타자들이 한·일 통산 500홈런을 기록한 ‘국민타자’를 명예의 전당 1호로 택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단 한 시즌을 뛴 박찬호(전 한화)도 무려 6표를 받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것은 단 1년이지만, 한국인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열고 개척했다는 점에서 1호 감”이라고 추천했다. 뒤를 이어 이종범 한화 주루코치가 5표를 받았다. 역시 이종욱(두산), 김태균(한화) 등 현역 선수들이 많이 택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준우승 신화를 쓴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도 3명이 명예의 전당 1호 후보로 꼽았다. 한영관 리틀야구연맹 회장은 “프로에서도 2차례 우승을 했지만, WBC에서 큰 업적, 그리고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는 큰 명언을 남기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응룡 감독을 택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의 산파 서종철 전 KBO 총재를 택했다. 역시 서 전 총재를 꼽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모두의 무대를 만든 분이다. 프로야구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했다.

이밖에 이만수 SK 감독, 김기태 LG 감독, 장종훈 한화 코치, 어우홍 전 MBC 감독, 1905년 한국에 처음 야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선교사 질레트(P.Gillett)도 ‘명예의 전당’ 1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