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체력·몸싸움 대명사…서울 약점인 오른쪽 수비 보강 2. 분위기 메이커…유럽경험 풍부·후배들에 노하우 전수 3. 스타 플레이어…대어급 영입으로 ‘홈 관중몰이’ 기대
‘차미네이터’ 차두리(33)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FC서울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 구단과 차두리는 큰 틀에서 이적 합의를 마쳤다. 서울은 자유계약선수(FA) 등록마감 시한인 26일 전에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달 독일 분데스리가 뒤셀도르프와 계약이 해지된 뒤 현재 독일에서 개인훈련 중인 차두리도 곧 국내에 들어온다. 차두리는 2002한일월드컵 이후 아버지 차범근 SBS해설위원이 활약했던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줄곧 해외 무대에서만 뛰었다. 국내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라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서울의 차두리 영입은 전력과 팀 분위기, 흥행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전력 강화
서울의 붙박이 오른쪽 수비수는 고요한이다. 고요한은 작년 38경기를 뛰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약점이 너무 노출됐다. 고요한은 영리하고 활동량이 많지만 키(170cm)가 작아 수비력에 허점을 보인다. 서울을 상대하는 팀은 왼쪽 측면에 체격과 몸싸움 좋은 공격수를 배치해 고요한 쪽을 집중 공략한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데, 이대로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차두리는 고요한과 정반대다. 빠르고 어지간하면 몸싸움에서 안 밀린다. 전혀 다른 두 스타일의 선수를 병행해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요한의 활용방안에 대한 또 다른 복안도 있다. 작년부터 고요한은 중앙 미드필더로 꾸준히 훈련해 왔다. 중원에 공백이 생기면 바로 출전이 가능하다.
○분위기 업
차두리는 분위기메이커다. 2010남아공월드컵 때도 주장 박지성과 최고참 이영표가 후배들을 리드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끈 건 차두리였다. 선후배들과 모두 허물없이 지낸다. 띠 동갑인 후배 손흥민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 또한 차두리는 유럽 무대를 10년 가까이 누빈 베테랑이다. 선진 축구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 서울 동료들에게 전수해 줄 노하우가 많다.
○흥행 카드
차두리는 홈 관중몰이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박주영과 기성용, 이청용이 유럽으로 떠난 뒤 이렇다 할 대어급 국내 스타가 없었다. 차두리는 이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할 카드다. 그는 남아공월드컵 때 ‘차미네이터’로 불리며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도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수원은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 위원이 사령탑을 맡았던 팀. 차두리의 절친인 정대세도 뛰고 있다. 서울은 4월14일 올 시즌 첫 수원 원정을 앞두고 있는데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