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준자 뺀 우승” 선전포고

SK 새 주장 정근우(왼쪽)가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은 반드시 ‘준’자를 떼어내고 우승을 탈환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오른쪽은 SK 신인투수 이경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미디어데이 후끈 달군 9개구단 대표선수 출사표

SK 새 주장 정근우 디펜딩 챔프 삼성에 도전장
두산 김선우·KIA 서재응도 “목표는 오직 우승”
LG 봉중근·넥센 박병호 “기필코 가을야구 간다”
한화 김태균“ 한화답게” NC 이호준 “패기있게”

9개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25일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부터 막내 NC까지 저마다 가슴속에 큰 꿈을 품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목표는 무조건 우승

프로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 장원삼은 “당연히 3연패가 목표”라며 “다른 구단의 견제가 심하겠지만 시즌이 끝나고 순위표에 삼성이 가장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삼성에 밀려 준우승에 머문 SK는 숨겨둔 발톱을 드러냈다. SK 새 주장 정근우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졌다”며 “올해는 ‘준’자를 빼고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산 김선우는 자신을 ‘5선발’이라고 칭하며 만만치 않은 팀 전력을 우회적으로 자랑했다. 그는 “시범경기가 끝난 순간까지도 5선발 경쟁을 할 정도로 팀에 자리가 없다”며 “선수단이 우승을 목표로 훈련했고,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전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KIA 서재응도 “시범경기 1위로 (실력을) 보여준 만큼 우승을 향해 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4강 숙원부터 먼저

4강이 숙원인 팀도 있다. 10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LG가 그렇다. LG 봉중근은 “두 자리 햇수로 4강에 들지 못했다. 창피하다”며 고개를 숙이고는 “팬들도 4, 5월에는 조금 되겠다고 생각하다가 후반기에 항상 실망하는데, 올해는 ‘내가 옳았구나’ 확신이 들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넥센도 마찬가지. 넥센 박병호는 “지난해 부상 때문에, 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쳐서 4강에서 떨어졌다”고 반성하고는 “전지훈련 때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 부상 선수가 안 나오게 하고, 이길 수 있는 경기 꼭 이겨서 4강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제대로 된 야구 선보이겠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정정당당히 싸우는 것이다.

롯데 조성환의 각오도 ‘우승’, ‘4강’이 아니었다. 그는 “유니폼 앞에 팀 로고가 있고 뒤에 선수의 이름이 있는데,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유니폼의 앞, 하나의 이름으로 뭉쳐서 다른 팀들과 싸워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김태균은 “시범경기를 마치고 회식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그동안 한화 이글스가 야구답지 못한 야구를 보여드렸는데 팬들에게 야구다운 야구를 보여주자’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고, NC 이호준도 “우리 팀은 올해 1군 무대에 진입하는 팀이다. 4강보다는 즐거운 야구, 깨끗한 야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약한 소리는 아니다. ‘막내팀’답게 패기 넘치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게 야구를 하는 게 NC의 목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