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LA 다저스 류현진(26)의 공식 데뷔전이 확정됐다.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류현진이 팀의 정규시즌 2번째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고 밝혔다. 따라서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오전 11시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대망의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다저스와 최대 라이벌로 통하는 팀이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뒤를 이어 2선발로 등판하는 류현진은 양 팀 팬들의 이목이 쏠린 경기에서 데뷔와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떠안게 됐다.
미지의 리그에서 온 신인투수가 첫 해부터 개막 3연전에 선발로 출격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수백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들도 시범경기 막바지에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거나, 원하는 보직을 얻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류현진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는 내내 꾸준히 의심과 불안의 눈초리를 달고 다녔다. 스프링캠프 첫 날 류현진이 동료들과의 러닝훈련에서 뒤처지자 육중한 그의 몸매에 미국 언론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또 경기 전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류현진만의 특별한 ‘루틴’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전혀 흔들리거나 주눅 들지 않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 결국 목표를 낚아챘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경기 외적인 이유로 평가 절하된 부분들을 모조리 실력으로 극복해왔다. 포스팅과 다저스 입단 계약 당시, 기대를 훌쩍 뛰어 넘는 대우를 받아낸 것은 물론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에도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며 걱정을 기대로 하나하나 바꿔나갔다. 시범경기에서도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뽐내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선발 자리를 꿰찼다.
모두를 놀라게 하고도 스스로는 담담한 류현진. 그는 29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출격 태세를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