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수 12-1, 결과는 2-1.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얻은 결과치곤 지나치게 빈약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열린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힘겹게 승점 3을 추가했다. 일부에서는 ‘공격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색깔이 없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함부르크)의 결승골로 이기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카타르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라인이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줬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팀워크는 아니었다. 부분적으로만 궁합이 맞는 어설픈 하모니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호흡이 매끄럽지 못했다. 라인별로 엇박자도 자주 나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서로 잘 맞는 선수 간의 플레이는 좋았지만 이게 전체적인 팀워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로 잘 맞는 선수들과는 ‘신뢰’로 플레이가 잘 이어지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색하게 전개됐다는 얘기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볼턴)의 이른바 ‘쌍용’,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함께 뛰는 지동원과 구자철의 ‘지구 특공대’, 공격 선봉 김신욱(울산)과 이근호(상주)의 ‘신호 라인’ 등은 그나마 어우러졌는데 이를 벗어난 플레이에서는 조화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카타르 경기의 경우 기성용은 이청용에게 지나치게 패스를 많이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겸 플레이메이커인 기성용은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으면 일단 오른쪽 날개 이청용에게 볼을 보냈다. 이청용은 측면을 돌파하다 여의치 않으면 다시 기성용이나 구자철에게 내줬다. 장신의 김신욱을 최전방에 투입했으면 양 날개가 돌파해서 크로스를 올려야 했는데 그런 플레이는 잘 나오지 않았고 맥도 끊겼다. 이러다 보니 왼쪽 지동원의 존재감이 떨어졌다.
유럽파가 지킨 미드필드라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수비라인의 약화로 이어진 측면도 있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경기를 조율했고 왼쪽에 지동원이나 손흥민, 오른쪽에 이청용이 있다 보니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해야 할 박원재(전북)와 오범석(수원) 양쪽 백이 수동적이 됐다. 이근호의 선제골 이후 4분 만에 골을 내준 것도 미드필드에서 끊어줄 줄 알고 넋 놓고 있던 수비수들의 오판이 크게 작용했다.
축구는 특출 난 스타 몇 명이 있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11명이 서로 믿고 하나가 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한국축구에 ‘끼리끼리’가 아닌 전체적 ‘신뢰의 하모니’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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