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안방은 달랐다.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뒷심을 발휘해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 갔다.
정규리그 2위 GS칼텍스는 2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기업은행에 3-2(21-25, 16-25, 25-16, 26-24, 15-7)로 역전승을 거뒀다. 2연패 뒤 첫 승이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는 두 경기와 두 세트를 내주고 나서야 이소영 없이 이기는 법을 찾아낸 셈이 됐다.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1, 2세트를 내줘 벼랑 끝에 몰린 것. 특히 23분 만에 2세트를 16-25로 내줄 때까지만 해도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가 싶었다. GS칼텍스 응원단장이 마이크를 들고 “남은 세트 다 이기면 된다”고 외쳤지만 그 말을 믿는 응원단은 별로 없어 보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원동력은 리시브. 3세트 들어 리시브가 살아나면서 GS칼텍스는 공격의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정확한 리시브는 정확한 토스로 연결됐고 GS칼텍스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 덕에 짐을 벗은 ‘주포’ 외국인 선수 베띠(37득점)의 공격성공률은 2세트 20%에서 3세트 88.89%로 올랐다. 조직력은 블로킹으로도 연결됐다. 2세트에서 블로킹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던 GS칼텍스는 3세트 블로킹 득점에서 5-1로 처음 기업은행에 앞섰다.
GS칼텍스는 4세트 때 또 한 번 벼랑 끝에 섰다. 21-24로 뒤져 한 점만 내줘도 챔피언 자리를 내줘야 했던 상황. GS칼텍스는 한송이의 오픈공격과 베띠의 2연속 백어택을 묶어 경기를 듀스로 끌고 갔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듀스 상황에서 연속 2득점으로 4세트를 가져온 GS칼텍스는 5세트를 손쉽게 챙기며 승부를 끝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후 “배유나의 3세트 디그가 분위기를 바꿨다. 이소영을 대신해 들어간 최유정도 제 몫을 해줬다”며 “베띠의 체력을 믿는다. 오히려 (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가 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전 때 박정아, 김희진 봉쇄에 더욱 신경 써 꼭 좋은 경기를 펼쳐 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4세트 24점 때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오늘 경기를 통해 선수들도 챔피언 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부분 수비수라 체력 부담이 작다. 여전히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가 상승세를 이어가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기업은행이 창단 2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는 29일 구미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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