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는 순간 기뻐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가족을 위해 뭔가 해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동료들의 희생 덕분에 받은 상이다. 한 시즌 동안이지만 삼성화재에서 얻은 것이 정말 많다. 감독님이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면 10년이라도 있고 싶다.”
삼성화재의 통산 7번째 우승은 레오(23)로 시작해서 레오로 끝났다.
쿠바 출신인 레오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높이와 탄력은 좋은데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6cm의 큰 키에 비해 몸무게가 78kg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발굴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신치용 감독은 레오를 단기간에 ‘명품’으로 만들었다. 일단 체중을 7∼8kg 늘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시켜 힘을 키우게 했다.
레오가 시즌 초반 “쿠바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며 쉬고 싶다고 하자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하지 않으면 언제든 팀에서 내보낼 수 있다”는 채찍을 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오현과 고희진 등 고참들도 레오를 팀 문화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여오현은 “힘든 일이 있으면 나를 때려라”며 ‘인간 샌드백’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레오는 이른 시일 안에 ‘삼성화재 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었다.
KEPCO와의 개막전에서 51점을 퍼부으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레오는 득점, 공격 성공률, 서브 등 각종 공격 부문 선두를 휩쓸며 정규리그를 마쳤다. 특히 공격 성공률은 역대 최고인 59.7%나 됐다. 정규리그 MVP도 확정적이다.
레오는 다음 시즌에도 같은 팀에서 뛴다. 삼성화재가 4대 프로스포츠 최초로 7연패를 달성하는 게 꿈만이 아닌 이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