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표 골잡이들이 맞대결을 펼친다.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2주간 휴식기였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30일과 31일, 7경기가 벌어진다. 이 중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전북현대-수원삼성 경기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전북은 현재 2승1무(승점 7)로 2위, 수원은 2승1패(승점 6)로 5위다.
○이동국 vs 정대세
전북 이동국(34)과 북한 정대세(29). 둘은 남북대표팀 공격수로 각각 활약 중이다. 소속 팀 내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스타플레이어기도 하다.
5∼6년 전만 해도 수원은 전북의 천적이었다. 전북이 수원 한번 이기는 게 소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수원이 전북의 승점자판기로 전락했다. 전북은 수원을 상대로 2008년 9월27일 이후 12경기에서 7승5무로 절대 우위다. 5골 이상 넣은 경기도 두 번이나 된다. 작년에도 전북은 수원을 상대로 3승1무를 기록했다. 4경기에서 10골을 넣고 2골만 내줬다.
전북의 중심에는 이동국이 있다. 이동국은 작년 수원전에서만 2골3도움을 올렸다. 좋은 기억도 많다. 5월26일 수원과 시즌 첫 대결에서 2도움을 올리며 K리그 통산 5번째로 50(골)-5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9월26일 수원과 홈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경기 직전 발표된 이란과 최종예선(작년 10월16일) 명단에서 ‘애제자’ 이동국을 제외했다. 여론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이동국은 보란 듯 2골을 작렬했다.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에게 시위하듯 맹활약했다. 이번 상황도 비슷하다. 이동국은 27일 카타르와 최종예선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다. 까마득한 후배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번에도 수원을 ‘보약’삼아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수원은 정대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대세는 9일 강원FC와 홈경기에서 골은 없었지만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햄스트링 부상도 말끔히 나았다. 지금은 쾌조의 컨디션이다. 그는 25일 경희대와 연습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다듬었다. 정대세는 자존심 세고 주목받는 것도 즐긴다. 수원이 특정 팀을 상대로 5년 이상 승리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 정대세는 아직 K리그 클래식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전북을 상대로 데뷔골을 넣고 전북 징크스까지 깬다면 그는 수원의 영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