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은 늘 역사를 써왔다. 한국에서 7년을 뛸 때도 그랬고, 미국 진출을 마음 먹은 뒤에도 발걸음 하나마다 새로운 자취를 남겼다. 이뿐만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개막 2차전 선발등판이라는 영광까지 거머쥐었다. 미지의 리그에서 온 신인 투수는 이제 현지 관계자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핫플레이어’가 됐다. 류현진이 첫 시즌의 첫 목표로 설정한 ‘신인왕’도 그래서 허황돼 보이지 않는다.
○류현진 “12∼13승은 해내겠다”…내셔널리그 신인왕 도전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MLB닷컴에 보도된 LA 현지 기자회견에서 “변함없이 목표는 올 시즌 신인왕이다. 탈삼진왕은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내가 상대 타자들을 잘 모르지만, 그들도 나를 모르는 건 마찬가지라 괜찮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신인왕을 거머쥐기 위해 “적어도 12승이나 13승은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01년 이후 12년간 내셔널리그(NL)에서 투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단 3번뿐. 2002년 제이슨 제닝스(콜로라도)와 2003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2011년 크레이그 킴브럴(애틀랜타)이다. 당시 제닝스는 16승에 방어율 4.58, 윌리스는 14승에 방어율 3.30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수상한 킴브럴은 승수(13승)가 가장 적지만 방어율(2.92)이 가장 좋았다.
○ESPN “류현진은 신인왕 후보 공동 4위”
류현진 혼자만의 ‘무모한’ 도전은 아니다. 스포츠전문미디어 ESPN은 31일 인터넷판을 통해 올 시즌 팀 순위와 부문별 수상자를 전망했는데, NL 신인왕 부문에서 류현진이 공동 4위로 꼽혔다. 이 설문조사에는 ESPN에서 일하는 해설가와 칼럼니스트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전문가 43인이 참여했다.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 우완 투수 셸비 밀러와 함께 4표를 받았다. 그 4표 가운데는 한때 다저스의 간판타자였던 명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표가 포함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은 2승2패에 방어율 3.29, 밀러는 2승무패에 방어율 3.94를 기록했다. 1위로 꼽힌 NL 신인왕 후보는 8표를 받은 애리조나 내야수 애덤 이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