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한 템포 더·터치 한 번 더 강조 경기템포 빨라지고 ‘효율성 축구’로 변신 선수들 활동량 증가…플레이 짜임새 갖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수원 삼성이 확 바뀌었다. 비판의 대상이 됐던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이제 없다. 성적도 좋다. 주말 4라운드까지 3승1패(승점 9)로 올 시즌 정규리그 초반 판세를 주도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무로 진 적이 없다. 현재 행보라면 과거 명성을 포기한 채 선언한 ‘제2의 창단’이 잘 이뤄지는 셈이다.
이렇듯 수원이 달라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한 번 더’ 프로젝트 때문이다. ▲한 걸음 더 ▲한 템포 더 ▲터치 한 번 더 등이 골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서정원 감독은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뻥 축구’는 자제하고,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두겠다”고 했다. 서 감독의 말처럼 선 굵은 축구만 고집해온 수원은 이제 특색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수원은 매 경기 자체 경기 분석을 하고 있는데, 정규리그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기당 평균 122km 이상 뛰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골키퍼를 제외할 때 선수 한 명당 11km 이상 움직인다는 분석. 결국 한 걸음씩 많이 움직여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수원 관계자도 “작년에 비해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다. 특히 좌우 풀백들의 이동거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템포도 빨라졌다. “상대가 생각할 틈을 주지 말라”는 서 감독의 주문대로 빠르게 볼을 주고받는다. 롱 볼, 종-횡 패스가 크게 줄자 전진 위주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나온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짧은 패스로 공간을 창출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챔스리그 예선 2차전(0-0 무)에서도 길게 전방으로 보내는 대신, 빠른 패스로 찬스를 포착하려는 시도를 해 아쉬움 못지않은 희망을 안겼다.
패스 빈도가 잦다보니 선수들의 터치도 많다. 볼 점유율이 51%가 넘으면 승점을 꾸준히 확보해왔다는 게 수원 측 설명. 그런데 올해는 효율성까지 가미됐다. 볼 점유율의 높낮이가 승패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주말 전북 원정(2-1 수원 승)에서는 36대64(%)로 밀렸고, 앞서 포항 홈 대결(0-2 수원 패)은 53대47(%)로 오히려 많았다. 이는 수원이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려 흐름을 찾기보다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볼 배급을 시도, ‘의미 있는’ 플레이를 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