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의 표정은 밝았다. 5만6000명을 수용하는 다저스타디움은 이날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이벌전으로 펼쳐진 2013시즌 개막전을 맞아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중석뿐이 아니었다. 류현진(26·LA 다저스)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한국 기자들까지 더해진 빈 스컬리 프레스룸(기자실)도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프레스룸 내 식당에서 TV로 개막전을 지켜보던 허 위원은 류현진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대해 확신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과 류현진은 차원이 다르다. 대학을 다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많은 선배들과 달리, 류현진은 그야말로 정통 코스를 밟은 첫 번째 선수라 할 수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뒤 미국무대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한국프로야구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날 월드시리즈 우승팀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결승 솔로홈런을 때리며 4-0 완봉승을 거둔 것도 3일 2차전에 출격하는 류현진의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커쇼는 4안타 무4사구 완봉쇼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94개.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회까지 12타자를 상대로 47개의 공을 던지며 퍼펙트 피칭을 했던 류현진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허 위원은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류현진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경기 초반 제구력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포들이 즐비한 에인절스와는 달리 자이언츠는 교타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커쇼처럼 삼진에 집착하기보다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완급조절이 가장 효과적인 공략법이 될 수 있다. 5000명 이상의 한인들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3일 경기에서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