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과 함부르크SV는 지난 주말 최악의 참사를 경험했다. 분데스리가 27라운드 원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2-9로 졌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54분 간 필드를 누볐지만 참패를 막지 못했다. 사흘 전(3월26일) 상암벌에서 열린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2-1 한국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기세를 올린 그였기에 아쉬움은 훨씬 컸다. 항상 손흥민을 추켜세웠던 독일 언론들도 입장을 싹 바꿔 최악의 플레이를 의미하는 낮은 평점을 매기며 질타를 쏟아냈다. 하지만 크게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다. 한 번 대패했다고 손흥민의 주가까지 폭락한 것은 아니니까.
최고의 축구 전문지 ‘월드사커’ 4월호는 닉 비드웰, 팀 버커리, 조엘 리차즈 등 3명의 저명 칼럼니스트가 참여한 특집 기사를 통해 100명의 주목 받는 각국 선수들을 소개했다. 10페이지가 할애된 이 리포트의 제목은 ‘100 Most Wanted…’. 올 여름 이적시장 때 ‘큰 손’들의 타깃이 될(것으로 보이는) 100명 리스트에 손흥민이 포함됐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한 이름이다. 사진도 함께 실린 손흥민에 대한 소개글에는 많은 잉글랜드 팀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과 함께 함부르크가 2014년 여름까지인 계약기간을 2016년으로 연장하길 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물론 여기까진 특별할 게 없다. 진짜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 아게로, 제코(이상 맨시티), 루니(맨유), 수아레스(리버풀), 베일(토트넘), 네이마르(산토스), 호날두, 벤제마(이상 레알마드리드), 고메즈(바이에른뮌헨) 등 쟁쟁한 선수들이 두루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적 희망 스타 ▲첫 유럽행 ▲새 도전 ▲영건 이동 등 4가지 파트로 구분했으나 이름값 높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손흥민은 검증된 선수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과 함부르크 간 계약연장 협상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 측은 “에이전트(티스 블리마이스터)가 협상 전권을 쥐고 있다”고 답할 뿐이다. 재계약 및 이적에 대해 “확실치 않다”며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래도 손흥민이 이적시장의 뜨거운 이슈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