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오랜만에 크게 긴장… 다음엔 다른 모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4일 03시 00분


현진 “점수 많이 안준 게 위안거리”
매팅리 감독 “계속 선발로 기용”
SF 감독 “신인이지만 잘 던졌다”

“운이 좋았다.”

3일(한국 시간) LA 다저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데뷔전 투구 내용은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6.1이닝 동안 10안타를 허용하고 3실점(1자책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10안타가 모두 단타였고 장타를 막아 패전의 멍에를 쓰고도 데뷔전을 퀄리티스타트로 장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류현진은 데뷔전 소감을 “긴장을 많이 했다. 오랜만에 크게 긴장했다. 오늘 잘 던져서 이겼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다음에는 더 잘하겠다. 안타는 많이 맞았는데 점수를 적게 줘 위안거리가 됐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허용한 이유에 대해 “초구, 2구째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카운트를 잡으려고 스트라이크를 던진 볼을 많이 맞았다”고 했다. 실점 위기에서 병살플레이로 고비를 넘긴 것은 “운이 좋았다”며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4회초 첫 실점 때였다. 0-0으로 팽팽한 상황이어서 먼저 실점하게 되면 따라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7회초 강판당했을 때 심정은 “투구수도 적었고 첫 경기라 더 던지고 싶었다. 반격 기회도 있었고, 몸 상태도 아무렇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범경기 때보다 구위가 좋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안타를 많이 허용했지만 스피드를 조절하고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 상대 투수 매디슨 범가너의 투구가 인상적이었고 볼의 각도가 좋아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류현진이 허용한 10안타는 중요한 수치도, 걱정할 일도 아니다. 더그아웃에서 그에게 잘 던졌다고 격려했다. 현재 2선발인 류현진은 선발진 5명 가운데 1명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호투해 2선발로 출발한 것이다. 선발진 가운데 클레이턴 커쇼만이 붙박이다. 나중에 상황에 따라 선발 변경 등을 고려할 것이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류현진은 신인이지만 오늘 잘 던졌다. 그가 왼손인 점을 고려해 우타자들을 집중 배치한 게 승리의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다저스타디움에는 오랜만에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동한 전성기 투수 류현진의 등장으로 한인 팬들이 대거 관전했다. 5000여 한인 관중이 몰려 박찬호 이후 최대 한인 관중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류현진#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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