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대전구장을 종종 찾았다. 아들과의 야구장 나들이는 내 마음을 신나게 했다. 아들과 나는 ‘장종훈 홈런’을 목청껏 외쳤다. 아들과 함께 넓은 야구장에 있으면 속이 뻥 뚫렸다. 아들과 야구는 나에게 아주 좋은 기억이다. 죽은 아들이 오늘 장종훈의 유니폼을 선물 받았다. 하늘로 올라간 아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것 같다….”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가 한화 야구단으로부터 아들을 대신해 ‘야구 선물’을 받았다.
강 씨는 3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의 어린이야구단 ‘한화이글렛츠 유성 베이스볼 클럽’ 창단식에 초청됐다. 아들인 임 중사가 초등학교 시절 한화 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의 어린이 회원으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됐다.
초등학교 1∼3학년 ‘야구 꿈나무’ 21명으로 구성된 ‘한화이글렛츠 유성’ 단원들은 강 씨와 함께 임 중사의 묘비에 장종훈의 유니폼을 입혔다. 묘비 앞엔 현역인 김태균 최진행 바티스타 선수의 사인볼을 올려 놓았다. 한화 구단은 임 중사의 누나와 조카 두 명에게도 각각 유니폼을 선물했다.
강 씨는 “아들이 어린 시절 빙그레 유니폼과 모자를 입고 찍은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이글렛츠 유성’ 단원들은 현충탑을 분향하고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했다. 묵념과 거수경례를 하며 경건하게 행사를 치렀다.
한 어린이 단원은 “임 중사님이 하늘나라에서 우리가 멋지게 경기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며 “천안함 용사들처럼 용감하게 야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창단식에는 허태정 단장(유성구청장), 한화 이글스 정승진 대표이사와 선수단 가족 등이 참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