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이 일본 축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3년 전 박지성이 선보인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전북의 이동국은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벌어진 우라와 레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19분, 에닝요의 프리킥을 강한 헤딩슛 골로 성공시키며 팀 승리(3-1)를 견인했다.
이날 이동국은 결승골을 터뜨린 후 골대 뒤에서 응원하던 우라와 서포터즈 앞을 유유히 지나가는 ‘산책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지성이 2010년 5월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가대표 한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수많은 울트라 닛폰을 지긋이 바라보며 뛴 ‘산책 세리머니’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동국의 ‘산책 세리머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가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박)지성이를 위해 한 세리머니”라며 “골을 넣자마자 2010년에 지성이가 했던 세리머니가 생각났다. 요즘에 소속팀(QPR)이 강등 위기에 있어 힘들 텐데 이 세리머니로 힘을 주고 싶었다. 3년 전 지성이가 보여준 골과 세리머니는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금 힘든 시기에 있다고 우리 국민들이 지성이의 레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일본에서 벌어지는 한일전의 ‘산책 세리머니’는 일본 응원단에게는 슬픔과 패배의 악몽을,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한국 축구, K리그의 힘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상징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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