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후 KIA 팬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선수는 단연 김주찬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주찬은 4경기에서 12타수 6안타(타율 0.500)에 7타점 5도루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김주찬이 가세하면서 타선에 응집력이 생겼다. KIA 타자들은 경기당 평균 8.75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김주찬은 3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에 왼쪽 손목뼈가 부러졌다(사진). 5일 수술을 받은 뒤 6∼8주 재활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전력 누수는 물론이고 김주찬을 영입하는 데 50억 원이나 쓴 KIA는 금전적인 손실도 입게 됐다.
프로야구 한 시즌은 128경기, 김주찬은 4년 계약을 했으니 KIA에서 뛸 수 있는 총 경기 수는 512경기이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김주찬은 경기당 약 976만 원을 받는 셈이다. 김주찬은 최소 30경기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KIA는 A급 선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2억93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들이고도 김주찬을 쓸 수 없게 됐다. KIA는 김주찬이 정상적으로 출전한 3경기에서 경기당 1억 원 가까운 돈을 쓴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새옹지마(塞翁之馬). 김주찬의 부상이 KIA에 뜻하지 않은 선물을 가져다줬다. 갑작스럽게 생긴 주전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IA 방망이는 불을 뿜고 있다. 이날까지 KIA 선수들은 팀 타율 0.317을 기록하며 경기당 평균 9.4점을 뽑아냈다.
특히 김주찬을 대신해 들어간 신종길은 3일 경기에서 4안타 6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4일에도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서 6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김상현에게도 김주찬 공백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2009년 홈런왕이었던 김상현은 올 시즌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벤치워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9번으로 출장하는 김선빈도 다시 2번 타자 자리를 꿰찰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선빈은 이날 경기까지 타율 0.471을 기록하며 상·하위 타선을 매끄럽게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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