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데뷔 골” 울어버린 정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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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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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 PK실축 마음고생 씻어… 수원, 대구 3-1 누르고 단독선두

수원삼성 제공
수원삼성 제공
“골을 넣으면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겠다”던 호기로운 세리머니는 없었다. 그 대신 무릎을 꿇은 채 그라운드에 댄 머리를 한동안 들지 못했다. 흐느끼는 듯 어깨가 들썩거렸다. 동료들이 다가와 축하해 주자 그때서야 고개를 든 ‘인민 루니’ 정대세(29·수원·사진)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북한계 재일동포 정대세가 보여 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데뷔 골 세리머니는 ‘눈물’이었다. 정대세는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해 수원의 3-1 승리를 주도했다. 2월 27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른 뒤 7경기 만의 첫 골이다.

정대세는 1월 수원에 입단하며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입단식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약속할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팬들은 정대세의 첫 골이 언제 터질지 그의 발끝을 주목했다. 하지만 정대세의 슈팅은 계속 골문을 외면했다.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은 좋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쾰른에서 벤치를 지키며 1년 가까이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탓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특히 3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은 뼈아팠다.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실축했다. 정대세는 “너무 창피했다. 많은 기대가 쏟아졌지만 골을 넣지 못해 부담이 점점 커져 잠도 못 잤다. 동료들이 ‘오늘은 넣겠지’라고 격려하는 말도 듣기 싫었다”고 말했다.

더 추락할 곳도 없는 궁지에 몰린 정대세는 최고의 부담감을 안고 대구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대세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날아올랐다. 전반 32분 문전을 돌파하던 서정진의 패스를 받아 몸을 날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정대세는 “너무도 마음속으로 원하던 순간이 갑자기 찾아와 세리머니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냥 넘어져서 앉았는데 눈물이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2-1로 앞선 후반 9분 스테보의 쐐기골까지 도우며 한국 무대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수원은 승점 12로 인천과 1-1로 비긴 포항(승점 11)을 밀어내고 단독 선두가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 FC 서울은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비기며 3무 2패(승점 3)로 5경기 연속 무승으로 10위가 됐다. 부산은 7일 홈에서 이번 시즌 성남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안익수 전 감독에게 2-0 패배를 안기며 8위에서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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