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필살기’ 체인지업, 고비때마다 ‘해적 타선’ 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8일 08시 22분


'명품'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두 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등판 6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가 됐다.

호투의 원동력은 '필살기' 체인지업과 3번째 무기로 선택한 슬라이더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류현진은 이날 101구를 던졌다. 패스트볼(50)이 가장 많았고 승부구는 체인지업(27) 아니면 슬라이더(16)를 택했다.

류현진은 1회 피츠버그의 강타자 앤드루 매커첸에게 직구를 던졌다가 2점 홈런을 얻어맞았으나 이후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상대 타선을 0점으로 봉쇄했다. 1회 안타 2개를 내준 뒤 번트 안타 1개만 맞았을 뿐 삼진 6개를 뽑아내며 실점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직구 위주 투구에서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부터 변화구를 적절히 섞는 볼 배합 변화가 주효했다.

백업 포수인 팀 페데로위츠와 손발을 맞춘 류현진은 1회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전처럼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높게 형성된 탓이다.

톱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1사 1루에서 매커천에게 시속 143㎞짜리 어정쩡한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가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빅리그 첫 홈런을 허용했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일격을 당한 류현진은 후속 개비 산체스에게 역시 메이저리그 첫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다행히 마이클 메켄리의 총알같은 타구를 3루수 후안 우리베 몸을 날려 걷어낸 뒤 2루로 뛰던 선행 주자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친덕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대량 실점 위기에서 한숨을 돌린 류현진은 후속 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잡고 1회를 겨우 마쳤다.

2회에도 직구를 던져 구위를 시험하고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을 재확인한 류현진은 3회부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는 패턴 변화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2-2로 맞선 3회 1사 1루에서 매커천 다시 마주한 류현진은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곧이어 4번 산체스와의 대결에서도 슬라이더로 유인한 뒤 낙차 큰 커브로 뜬공으로 처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류현진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전가의 보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골고루 빼들었다.

5회 1사 1루에서도 승부구를 체인지업으로 택해 마르테, 닐 워커를 모두 외야 뜬공으로 요리했다.

'체인지업 놀이'에 재미를 붙인 류현진은 6회 피츠버그 중심에 선 세 타자를 체인지업으로 삼자범퇴시키면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7회 첫 타자 페드로 알바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슬라이더 다.

1회에만 24개나 던진 류현진은 이후 안정을 찾아 투구수를 차차 떨어뜨렸고 직전 등판보다 20개 늘어난 101개를 던지고 강판했다.

이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재미를 본 배경에는 패스트볼이 빨라졌기 때문. 첫 등판에선 최고구속이 148km, 평균 구속도 143.6km밖에 되지 않아 패스트볼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최고구속 150km, 평균 145.5km까지 빨라지자 타자들의 부담감이 커지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의 위력도 더욱 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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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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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08 09:39:47

    헉.. 평균구속이 1436km? 포수는 살아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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