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속이 쓰린 이는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감독이다. 통산 1476승에서 멈춰 선 ‘명장’은 얼마 전 “혈압이 올라갔다”는 말로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시즌 첫 승을 향한 의지는 꺾지 않았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8일 팀이나 선수들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대신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올 뿐이지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결과를 내지도 못하면서 노력하지 않으면 질타를 받아 마땅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였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한화는 9일부터 대구에서 삼성과 만난다. 삼성은 2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지만, 한화 선수들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선발도 유창식∼바티스타∼이브랜드의 순으로 대기 중이다. 유창식은 개막 후 투구 난조를 보였지만, 시범경기에선 발전가능성을 보였다. 잠재력이 많은 좌완투수다. 데니 바티스타는 4일 대전 KIA전에서 패전을 떠안았지만 6.1이닝 13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고, 대나 이브랜드도 5일 대전 KIA전에서 7.1이닝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무엇보다 1승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 김 감독도 “하나가 모자라서 지고 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지만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과연 간절한 바람은 1승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