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트로피 누구에게?…우즈 vs 매킬로이 숙명의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9일 06시 19분


최경주·양용은·캐빈 나·존 허 등 한국계 선수 4명 출격

'메이저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 트로피는 누구 품에 안길까.

매년 4월 둘째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마스터스는 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US오픈, 브리티시 오픈, PGA챔피언십도 권위가 있지만 마스터스만 못하다.

77회를 맞은 올 대회는 11일(현지시간) 개막해 나흘간 열전이 펼쳐진다. 이틀간 1,2라운드를 치른 뒤 공동 60위 이내와 2라운드 선두와 10타차 이내의 선수들만을 가려 3,4라운드를 이어간다.

4대 메이저대회 중 브리티시오픈과 US오픈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지만, 이들 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140¤150명의 선수들이 북적거린다.

반면 마스터스는 역대 우승자, 세계랭킹 '톱50' 등 엄격한 출전 자격 조건을 충족시킨 100명 내외의 선수들만 추려 우승자를 가린다는 점에서 다른 메이저대회와 격이 다르다. 올해 마스터스 출전 선수는 94명.

이 때문에 골프선수들은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입는 것을 대단한 영예로 여긴다.

77회를 맞이하는 올해 마스터스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24세의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이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는 4차례 우승했다. 최다우승자인 잭 니클라우스(6회)에 이어 아널드 파머와 함께 공동 2위. 하지만 2005년을 끝으로 그린 재킷을 입어보지 못했다.

2009년 말부터 터져나온 성추문과 이어진 부상 때문에 끝없이 추락했던 우즈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3승, 올해는 시즌 초반에 벌써 3승을 올려 황제의 면모를 되찾았다.

특히 이번 시즌 우즈가 보여준 퍼트 실력은 전성기의 기량을 완전히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즈는 거리별 퍼트 지수에서 1.476을 기록,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스피드가 빨라 '유리 그린'이라는 악명이 붙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그의 퍼트는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왕좌에 도전하는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2개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승승장구를 했지만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나이키클럽으로 교체한 뒤 출전한 이번 시즌 초반 매킬로이는 유럽프로골프투어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컷탈락,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초반 탈락했다.

하지만 3월 열린 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에 오르더니 마스터스 개막을 1주 앞두고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샷감각을 끌어올렸다.

랭킹 1,2위인 우즈와 매킬로이 이외에도 '그린 재킷'을 노리는 골프의 강호들이 이번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한다.
우승 후보 중에 관심을 끄는 선수는 '벨리 퍼터'를 사용하는 키건 브래들리(미국)다.

지난해 4대 메이저대회 중 PGA챔피언십에서는 브래들리,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어니 엘스(남아공), US오픈에서는 웹 심슨(미국)이 벨리 퍼터를 사용해서 우승했다.

벨리 퍼터 사용자의 우승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대회가 마스터스다. 지난해에는 일반 퍼터를 사용한 버바 왓슨(미국)이 정상에 올랐다.

3월31일자 세계랭킹에서 11위에 오른 브래들리는 올해는 아직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대회마다 안정된 실력을 보여줬다.

PGA 투어 평균 타수 부문에서 6위(69.68타), 비거리 부문에서 10위(301야드)에 오를 정도로 파워와 기교를 겸비한 선수다. 다만 거리별 퍼트 지수에서는 50위(0.267)로 밀려 있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그린에 어떻게 적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도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평균 비거리 303야드를 자랑하는 존슨의 가장 큰 장점은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샷을 잘 구사한다는 점이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랙 홀이 많은 오거스타 골프장에서 그의 티샷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또 한명의 무시못할 우승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 왓슨이다. 왼손잡이 왓슨은 지난해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신기의 훅샷을 날려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마스터스 우승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미국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 희망'으로 떠오른 선수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로즈는 올 시즌 4차례 PGA 투어에 출전해 3차례나 톱10 안에 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매 대회 1,2라운드에서는 선두 그룹으로 나서다 3,4라운드에서 무너지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밖에 걸출한 실력을 가졌으면서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애덤 스콧(호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도 그린 재킷을 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회에서 3번 우승한 왼손잡이 미남골퍼 필 미켈슨도 무시 할수 없다.

국내 팬들에게는 한국 선수들의 성적도 관심사다. 지난해 마스터스에는 재미교포를 포함한 한국계 선수 5명이 출전했지만 올해는 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컷탈락의 쓴맛을 봤던 최경주(43·SK텔레콤)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단독 6위에 오르며 마스터스를 앞두고 준비를 마쳤다.
2009년 우즈를 꺾고 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양용은(41·KB금융그룹)도 아시아최 초의 메이저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다.

재미교포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는 지난해 대회에서 공동 12위에 오르는 성적을 내 올해도 선전이 기대된다.

재미교포 존 허(23)는 마스터스 출전이 처음이다. 지난해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른 존 허가 첫 출전하는 마스터스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한편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파72에 전장 7435야드로 세팅돼 골프 명인들을 기다린다.

지난해 총상금은 800만달러, 우승상금은 144만 달러였다. 올해 상금은 관례에 따라 개막 하루 전에 발표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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