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는 7일 전임 사령탑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성남일화를 맞아 2-0으로 이겼다. 박종우와 이종원이 발맞춘 미드필더가 상대를 제압했다. 수비에선 이정호(32)가 빛났다. 탁월한 헤딩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수비로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안 감독은 “부산의 수비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정호는 안 감독이 떠난 뒤 일각에서 우려하는 조직력 약화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조직력은 안 감독님 계실 때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개개인이 창의적으로 경기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안 감독님 때는 틀이 있고, 그게 깨지면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며 고전했는데, 지금은 창의력으로 메우고 있다. 선수들도 더욱 열심히 뛴다.”
그는 아픔이 있다. 2011년 승부조작에 개입해 영구제명 됐다.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은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2012년 6월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징계가 완화됐다. 참회의 사회봉사 300시간을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둔 동계훈련 때 부산으로 복귀하며 몸을 끌어올렸다.
1년여의 공백. 쉽지 않았다. 강원과 홈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해 복귀전을 치렀지만, 경기력이 문제였다. 금세 후보로 밀렸다. 주장 박용호가 성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경렬과 짝을 맞춰 튼실한 수비벽을 쌓았다.
이정호는 “복귀 후 첫 승이다. 풀타임을 뛰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채워줬고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감사하다.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하나하나가 감사하다. 내가 숨쉬고 있다는 걸 느끼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를 잊고 신인 같은 자세를 수차례 다짐했다. 속죄의 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