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사진)은 사령탑 첫해였던 지난해 간판타자 김동주를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부상과 부진이 겹쳐 있었고, 무엇보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보 사령탑이 이처럼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를 과감히 배제한 것은 여간한 뚝심이 아니면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다시 시즌이 시작된 요즘, 김동주는 두산의 간판으로 돌아왔다. 중심타선에서 4번을 맡고, 3루수 수비에도 나선다. 김 감독은 9일 광주 KIA전에 앞서 “후배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김동주의 변화된 모습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후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팀 리더로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김)동주가 일찌감치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홍성흔을 간절하게 데려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은 롯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홍성흔을 영입했는데, 이 같은 결정에는 김동주의 거취가 어느 정도 반영돼 있었다는 말이다.
“괜히 ‘천재’라고 하는 게 아니다”며 김동주의 타격 실력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내비친 김 감독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동주의 변화는 반갑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돌아온 ‘두목곰’을 바라보며 김 감독은 미소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