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상대 8이닝 9K 무실점 시즌 첫승 밴 헤켄과 팽팽한 투수전서도 판정승 레이예스와 막강 원투펀치 윈윈 예감
야구의 묘미는 역시 시원한 홈런 한방이다. 그러나 홈런만이 야구의 전부는 아니다. 숨 막히는 투수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9일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넥센 앤디 밴 헤켄(34)과 SK 크리스 세든(30)의 선발 맞대결은 바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그리고 ‘명품투수전’의 승자는 세든이었다.
○SK 팬 매료시킨 청순만화의 주인공
훤칠한 키(193cm), 눈앞을 가릴 만큼 내려오는 금발머리, …. 모자를 벗은 세든의 모습은 영락없는 청순만화의 주인공이다. 세든은 이날 넥센의 강타선을 상대로 8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여줬다. 116개의 공을 던지면서 5안타만을 허용했으며, 삼진은 무려 9개를 잡아냈다. 홈플레이트에서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무용지물이었다.
SK 타선도 넥센 선발 밴 헤켄의 위력투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5회 2사 3루서 주장 정근우가 좌전적시타로 주자 박진만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1-0으로 간신히 앞선 8회에는 최정이 바뀐 투수 이보근을 상대로 좌월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세든을 지원 사격했다. 밴 헤켄도 7이닝 6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세든에 가려 패전을 안았다. 경기 후 세든은 “첫 경기(3월 31일 문학 LG전)에는 긴장이 돼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늘은 집중해서 꼭 이기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 이제 첫 승이다. 앞으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 팬들에게 이날 세든은 그 어떤 청순만화의 주인공보다 멋졌다.
○여전히 막강한 SK
SK는 4일 휴식 후라 타자들이 좀처럼 타격감을 찾기 힘든 와중에도 세든의 역투로 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더불어 조조 레이예스∼세든으로 이어지는 막강 원투펀치를 구성하게 됐다. SK의 ‘복덩이’ 레이예스는 10일 선발 등판해 팀의 4연승 도전에 앞장설 예정이다. 여기에 이번 주말 윤희상이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인 데다, 김광현도 이르면 4월말 1군 합류가 예상된다. 이들이 제 자리를 찾는다면 SK는 막강 용병 원투펀치에 정상급 국내선발진까지 갖춰 화려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SK 타선도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기존의 정근우, 최정에 신예 이명기, 한동민의 성장이 돋보인다. 컨디션이 떨어진 김강민, 박재상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부상 중인 박정권까지 복귀하면 타선 역시 만만치 않은 짜임새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